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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나에게 팔고 나에게 사는 위험한 거래: '자기거래금지'

by 밥푸짐 2025. 12. 16.

혹시 이런 경우를 상상해보셨나요?

여러분은 소중한 노후 자금이나 자녀 교육비를 투자하기 위해 금융투자 전문가를 찾아갔다고 가정해 봅시다. 전문가는 여러분에게 딱 맞는 투자 상품을 추천해주고, 자산 관리를 도와주겠죠. 그런데 만약 그 전문가가 "고객님, 이 주식 정말 좋습니다! 고객님 계좌로 제가 가지고 있던 이 주식을 사세요!"라고 말한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전문가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고객의 계좌에 팔아넘긴다... 뭔가 찜찜하고 꺼림칙하죠? 바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자기거래금지' 원칙입니다.

'자기거래금지'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자기거래금지(Prohibition of Self-Dealing)'는 금융투자회사나 그 직원(전문가)이 고객의 재산을 관리하거나 운용할 때,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고객의 재산과 거래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규칙입니다. 전문가가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고객의 자산을 이용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 핵심이죠.

이것은 마치 여러분이 믿고 맡긴 주치의가 "제가 새로 산 병원 건물이 급해서요, 고객님께서 그 건물을 사주시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따르지만, 그 뒤에는 개인적인 이득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거죠.

왜 '자기거래금지'가 반드시 필요할까요?

'자기거래금지'는 금융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 이해 상충 방지: 전문가와 고객 사이에 '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전문가는 항상 고객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데, 자신의 이익이 개입되면 고객의 이익과는 반대되는 결정을 내릴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보유한 낮은 가치의 주식을 고객에게 비싸게 팔거나,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이 아니라 자신이 이득을 보는 상품을 권유할 수 있습니다.
  2. 투자자 보호: 자기거래는 대개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는 정보와 권력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힘을 남용하여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죠.
  3. 시장 신뢰성 확보: 만약 금융 전문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자산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면, 누가 금융시장을 신뢰하고 투자하려고 할까요? 자기거래금지 원칙은 금융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을 심어줍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전체의 건전한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4. 불법행위 예방: 내부자거래와 같은 불법적인 금융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차단합니다. 자기거래를 통해 얻은 부당 이득은 엄연한 불법이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입니다.

'자기거래'를 금지하는 구체적인 예시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도 금융투자업자에게 자기거래 금지 의무를 명확히 부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객의 투자 일임 재산으로 자신의 고유 재산과 거래하는 행위: 금융회사가 고객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자신의 회사 계좌에 있는 주식을 고객의 펀드에 매수시키는 경우입니다. 이때 회사는 자신에게 불리했던 주식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사적인 이득을 취하는 행위: 고객의 특정 주식을 싸게 매도하도록 유도한 후, 본인이나 본인의 가족 명의로 그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고객의 신뢰를 배신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중대한 위법 행위로 간주되며,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건강한 금융 시장을 만드는 주춧돌

자기거래금지는 금융 전문가의 윤리 의식을 높이고, 고객과의 관계에서 항상 투명하고 정직하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이러한 원칙들이 금융 시장 곳곳에서 잘 지켜질 때, 우리는 비로소 안심하고 투자하며 자산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